[대선풍향계] "뽑을 사람이 없다" 부동층 느는 비호감 대선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어느새 차기 대선이 73일(26일 기준) 앞으로 다가왔습니다.<br /><br />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표심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, 부동층 비율이 줄어드는게 일반적인데요.<br /><br />하지만 이번 대선은 반대로 유력 후보들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'찍을 후보가 없다'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대선 풍향계에서 방현덕 기자가 그 배경을 짚어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"이번 대선, 뽑을 사람이 없다."<br /><br />이런 말, 요즘 주변에서 많이 듣지 않으십니까?<br /><br />정말 그렇습니다.<br /><br />지지 후보가 없거나, 모르겠거나, 아예 응답하지 않은 사람, 25%, 무려 4명 중 1명입니다.<br /><br />직전 조사에 비해 무려 8%포인트나 많아지며 민주당 이재명, 국민의힘 윤석열, 양강 후보가 확정된 이후 가장 커졌습니다.<br /><br />두 후보의 지지율, 동반 하락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직전 조사에 비해 이 후보는 3%포인트, 윤 후보는 7%포인트 빠졌습니다.<br /><br />다른 조사에서도 경향은 비슷합니다.<br /><br />현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를 밑도는 이 후보의 지지율, 정권심판 여론에 크게 못 미치는 윤 후보의 지지율.<br /><br />이번 대선이 전례없는 '비호감 대선'이란 평가를 실감케 합니다.<br /><br />한 발 나아가 누가 집권해도, 과연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 의구심까지 든다는 말도 나옵니다.<br /><br />이재명 후보를 떠난 표, 이유가 뭘까요?<br /><br />이 후보, 최근 기본소득에서부터 부동산 세제까지, 자신이 내세웠던 여러 주요 정책 기조를 바꾸며 논란이 됐죠.<br /><br />이 점이 표심에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 제기됩니다.<br /><br />이 후보의 강점, 누가 뭐래도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로 보여준 불도저 같은 행정력입니다.<br /><br />그런데 후보 확정 이후 다소 오락가락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추진한다고 했다가 20일만에 철회했고, 재산세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하거나, 국토보유세 공약도 국민이 원치 않으면 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부동산 불로소득을 철폐하겠다는 기존 입장이 후퇴한 듯한 모습입니다.<br /><br /> "이미 종부세가 매우 부담스러울 정도로 부과된 상태여서 다주택자가 '이제는 정말 팔아야겠다' 생각하는데 과중한 양도소득세 부담이 매물 출현을 막는 상태입니다."<br /><br />그러다보니 당 안팎에선 캐치프레이즈 '이재명은 합니다'를 '이재명은 바꿉니다'라 바꿔부르기도 하는 상황.<br /><br />정책 신뢰도는 물론 국정 운영자로서의 안정감을 저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.<br /><br />물론 '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'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이 조국 사태와 부동산 시장 불안 국면에서 보인 '무조건 우리가 옳다'는 태도를 깨는, 이재명표 쇄신 행보라는 겁니다.<br /><br />윤석열 후보를 떠난 표, 무슨 이유에설까요?<br /><br />선대위 구성을 시작으로 두달 째 이어지는 당내 갈등 상황에서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우선 나옵니다.<br /><br />경선 후 무려 한 달 동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선대위 영입 줄다리기를 한 윤 후보.<br /><br />이준석 대표의 초유의 당무 거부 사태가 빚어지고, 이른바 '울산 회동'으로 극적 수습하는 듯 했지만, 결국 배우자 김건희씨 관련 대응을 고리로 한 당내 갈등으로 이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 자리를 던지는 초유의 상황을 맞았습니다.<br /><br />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핵심 관계자, 즉 '윤핵관' 논란으로, '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'는 인상을 남겼습니다.<br /><br /> "출근도 하지 않고 자기 주변에 같이 그야말로 중앙 선대위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그런 입장인데 무슨 윤핵관이 되겠습니까?"<br /><br />유권자로서는 윤 후보가 과연 집권을 해도 이런 용인술과 정치력으로 국정을 이끌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 있는 상황입니다.<br /><br />경선 때부터 이어진 잇단 말실수도 지지율을 낮춘 원인으로 꼽힙니다.<br /><br />당장 최근 호남 일정 1박2일 동안에만 "가난한 사람은 자유를 모른다"는 발언을 비롯해 여러 설화를 낳았죠.<br /><br />물론 정계입문 반 년이 채 안 된 정치 신인의 시행착오로 봐야 한단 의견도 있습니다.<br /><br />또 제왕적 모습을 보였던 과거의 대선 후보와는 다른, 새 형태의 리더십으로 봐야한단 말도 선대위 내에선 나옵니다.<br /><br />동반 지지율 하락의 배경엔 후보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리스크 역시 자리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이재명 후보는 아들에 이어 본인, 윤석열 후보는 부인과 장모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대선판 혼탁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이재명 후보는 아들의 도박 의혹이 불거졌지만, 보도 당일 발빠른 사과를 하며 조기 진화에 어느정도 성공한 걸로 평가됩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처장의 극단적 선택으로, 가라앉은 듯 했던 대장동 의혹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, 특검 주장과 함께 야당의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윤석열 후보는 배우자 김건희의 허위 경력 기재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영부인이라는 말을 안쓰고, 청와대의 배우자 전담 조직도 없애겠다며 수습에 나섰지만, 그간 배우자 의혹을 무조건적으로 방어하는 듯한 모습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공정과 상식의 이미지가 흔들린 상황입니다.<br /><br />눈을 돌려보면 제3지대 후보들도 뛰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양강 체제에 실망한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대안이라며 구애하고 있죠.<br /><br />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.<br /><br />각자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, 지지율은 '마의 5%'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.<br /><br />양강 후보에 실망한 유권자는 늘고 있지만, 그렇다고 제3후보에 대한 지지로는, 현재로서는 이어지지 않는 상황입니다.<br /><br />아이러니하게도 양강 후보에 비해 비호감도는 더 높습니다.<br /><br /> "선거 때마다 거대 정당에 투항하거나 단일화 또는 연대를 고리로 '떡고물 정치'를 계속해왔기 때문이거든요."<br /><br />제3지대 후보들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경우 지지율 고착 상황이 변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.<br /><br />마음의 드는 후보가 없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.<br /><br />선뜻 '선택'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.<br /><br />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투표율, 특히 중도와 청년층 투표율은 내려가고, 극한의 진영 정치는 더 기승을 부릴 겁니다.<br /><br />저마다 새 대한민국을 약속하는 대선 후보들, 구호만 외치지 말고...